수(數)에는 실수와 허수가 있다.
사업에도 실업과 허업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도 '실(實)의 사람, '허(虛)의 사람'이 있다.
기초를 확실히 다지고 노력해서 구축하는 것은 어지간한 일로는
허물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실의 사람'의 정체다.
'허의 사람'이란 거짓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기초도 없으면서 있는 것처럼 행세한다.
하지 못하는 부분은 위장해서 속인다.
거짓이 들통날 것 같으면 더 큰 거짓으로 속인다.
이런 행동을 계속하면 언젠가 도금이 벗겨져서 실체가 드러나게 될 것이다.
짝퉁은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짝퉁이며, 절대로 명품이 될 수 없다.
<삶의 무기가 되는 한마디> 저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말 중에서.
"아는 것만큼 보이고 보이는 것만큼 안다"
그가 나에게 물었다.
"언제부터 그렇게 책을 읽는 걸 좋아하게 되었어?"
잠시 돌이켜본다.
언제나 책은 읽고 있었다.
재밌는 소설책, 수필집, 유행하는 잡지책....
그러나 장르가 달라지게 된 확실한 계기가 된 건 마흔이 되던 해, 그날이었다.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았던 나는 상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했다.
전문대라도 가고 싶어서 부모님 몰래 야간대학교를 입학했지만,
내가 다니던 직장에서는 야근이 많아서, 학교에 가야 한다고 말도 못 해보고
결국 1학기도 제대로 못 다녀보고 자퇴를 했다.
마흔이 되어, 다시 리셋하는 삶을 살고자 마음먹고
방송통신대학교 일본학과에 입학했고,
첫 과제물로 교양과목 교과서 '취미와 생활'에 관한 리포트를 써서 제출해야 했다.
너무도 막막해서 교과서를 읽으면서 실마리를 찾고 있을 때,
"아는 것만큼 보이고 보이는 것만큼 안다."
라는 글귀가 눈에 확대되어 들어왔다.
우스울지도 모르겠지만,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다.
왜냐하면, 난 아는 게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아는 게 별로 없는 내가 이 세상을 살면서 아는 것만큼만 보면서 살고 있다고?"
도대체 난 뭘 보고 살았을까?
도대체 난 난 뭘 느끼며 살았을까?
그 속에서 얼마나 잘 난 척하며 살았을까?
부끄러워졌다.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다.
조금이라도 더 배우고 싶다.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며
지금보다 더 많이 보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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