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의 사랑에서 배우는 거리 두기

의존이 아닌 독립, 지배가 아닌 평등

 

"결혼이란 평등한 자립과, 상호 의존과 상호 보완적인 의무로 맺어진 남녀관계다."

-루이스 앤스패처-

 

이 글귀 안에는 의존과 의무라는 귀에 거슬리는 낱말 두 개가 있다.

바로 현대사회의 결혼 현실과 이혼율의 현주소를 설명해주는 말이다.

결혼이라면 고개부터 가로젓는 사람들이 태반이며,

꾹꾹 참고 살든 이혼을 하든 상처를 안고 살아가기는 마찬가지인 현실 말이다. 

 

사랑을 바탕으로 한 관계는 부부가 서로에게 기대나 요구를 하지 않고

원하는 바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허락하는 관계다. 

서로를 지극히 사랑한 나머지 자신을 위해 선택하지 않은 일을

상대방에게 결코 기대하지 않는 두 사람이 결합한 관계일 따름이다.

결혼은 의존이 아닌 독립을 바탕으로 한 결합이다.

그러나 우리 문화에서 그런 류의 관계는 흔치 않다.

아니, 흔치 않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거의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오래 함께 살았다고 성공적인 결혼생활이라고 할 수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미지의 삶이 두려워, 혹은 만사가 귀찮아, 

또는 단지 의무라서 결혼생활을 유지한다. 

양쪽 모두 진정한 사랑을 느끼는 성공적인 결혼생활에서는

서로를 지배하기보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기꺼이 할 수 있게 해 준다. 

끝도 없이 상대방을 대변해줘야 할 번거로움도 없고,

응당 해야 할 일을 하라고 요구하는 일도 없다.

의존은 행복한 결혼이라는 낙원에서 뱀과 같은 존재다.

의존은 지배와 복종을 낳고 궁극적으로는 부부관계를 와해시킨다.

이 오류 지대는 없앨 수 있다.

그러나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권위와 주도권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한번 싸워보지도 않고 그 주도권을 포기하려 드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존과 사랑을 혼돈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얄궂지만, 결혼생활에서는 함께하는 가운데 약간의 거리를 둬야

부부간의 금실이 더 좋아진다. 

 

 

의존적인 관계를 단절하는 것은 정말이지 두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사람들을 슬쩍 떠보면,

놀랍게도 그들이 존경하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스스로를 위해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더 기가 막힐 노릇이다.

당신이 자립하면, 특히 당신을 종속적으로 가둬두려고 무진 애를 쓰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큰 인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행복한 이기주의자> 저자: 웨인 다이어 중에서

 

바다를 처음 보고 움직이는 파도에 움찔움찔 무서워 하는 깜둥이, 우리 딸도 바다에 처음 갔을때, 모레 사장을 타고 올라왔다 내려가기를 반복하는  파도를 보고는 물이 움직인다고 신기해 하면서도 무서워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둥지는 자녀가 자랄 수 있는 멋진 곳이다.

그러나 둥지를 떠나는 것은 훨씬 멋있는 일이며

떠나는 이의 눈에도, 떠나는 것을 지켜보는 이의 눈에도 아름답게 비칠 것이다."

-웨인 다이어-

 

일본 최고의 부자 사이토 히토리가 말했다.

"난 지금 외로워, 누군가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이 없을까?"

"난 지금 싱글이라서 행복하지 않아,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사람 어디 없을까?" 

이렇게 행복하지 않은 두 사람이 만나면, 그 불행이 두 배가 된다고.

 

"나는 그가 정말 좋아, 그와 함께라면 나는 더 행복해질 거야"

"나는 그녀가 너무 좋아, 그녀와 함께 행복을 나누며 살고 싶어."

사랑을 받고 싶어서 만나는 게 아니라

사랑을 주고 싶은 두 사람이  만나야 행복이 두 배가 된다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행복할까?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과 결혼해야 행복할까?

 

고슴도치의 사랑처럼,

추위에 떨고 있는 상대를 위해 

자신의 온기를 전해주려던

고슴도치는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서로에게 상처만 준다는 것을 알았다.

안아주고 싶어도 안아주지 못했던

그들은 

자신의 몸에 난 가시에 다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거리에서 

비록 자신의 온기를 다 줄 수 없어도, 

서로 행복함을 느꼈다.

 

사랑은 그렇게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지도 말고,

집착하지도 말아야 그 사랑이 오래간다.